무대·돈 모두 잃었다, 코로나 강타한 씁쓸한 현장
평소 같으면 시원한 서머송들이 엎치락뒤치락 가요계를 달구고 있을 7월 중순이지만, 올해 가요계는 얼음처럼 다소 경직돼 있다. 최근 절정을 향해 내달리는 코로나19의 4차 유행으로 가수들을 비롯해 가요계 스태프들의 확진이 이어지며 긴장감이 짙어진 것.
컴백일만 바라보고 긴 시간 무대를 준비한 가수들은 컴백이 무산되어 커리어에 악영향을 받기도 하고, 어떤 가수들은 한창 하고 있던 활동을 조기에 끝내며 아쉬움을 감내해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수들만큼이나 그들 뒤에서 일하는 가요계 관계자들도 울상이다.
공연 빼앗긴 가수들... 회사도 난감
▲ 그룹 브레이브걸스(왼쪽에서부터 유나, 민영, 유정, 은지) ⓒ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건강과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계속 연기되고 취소되길 반복되는 과정에서 금전적 손해는 물론이고 회사나 가수들 입장에서도 에너지적으로 지치는 게 사실이다. 터놓고 말해, 회사 입장에선 공연으로 취하는 수익이 가장 많다. 공연을 한번 하면 평균 2만 명의 관객이 와주시고 20억 정도의 수익이 나는데 그런 게 다 없어졌으니..."
지난 13일 오후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A씨는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이야기했다. A씨는 "보통 가수들의 경우, 공연일로부터 1년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서서히 준비하는데, 코로나로 작년 공연도, 올해 공연도 못 올렸고 내년 공연도 계획을 짜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만일 내년 8월에 콘서트를 할 예정이라면 지금부터 일정의 윤곽이 나와야 하는데 그걸 지금 아예 하지 못하고 있으니 내년에도 불투명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며 다시 날갯짓을 해 보이려던 공연들에 일제히 제동이 걸린 가운데, 특히 7월 12∼25일 수도권에 있는 체조경기장, 올림픽 공원 등 실내외 체육시설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연이 전면 금지된다. 이달부터 최대 5000명까지 콘서트 관람이 허용됐지만, 새로운 거리두기 적용으로 급작스럽게 대형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 연기되고 있는 것.
공연취소가 아니더라도 컴백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속속 생기면서 가수들은 피해를 입고 있다. 한 달 가량의 활동기간을 예정해두고 그에 맞춰서 음반을 준비하고 모든 홍보일정을 짜놓는 가수들의 입장에서 활동이 중단되거나 컴백이 연기되는 건 모든 계획이 어그러지는 경우가 아닐 수 없다.
14일 오전 한 가요계 관계자는 "가수뿐 아니라 모든 회사 직원들이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데 일정 자체에 변경이 생겨버리면 그 다음 컴백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또한 팬들과의 소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수들은 특히 활동 시기가 길지 않아 그 시기를 놓치면 커리어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의 하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