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싸 정용진 “SNS와 실제 내 일상 싱크로율 90%"
브랜드북 'No Brand’서 밝힌 SNS 활동 소회
비즈니스로만 활용하는 건 거부감
진정한 소통위해 카피도 직접 작성
노브랜드 호텔·아파트까지 무한확장 고려
등록 2021-07-15 오전 5:00:00
수정 2021-07-15 오전 5:00:0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내 일상의 싱크로율은 90%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SNS 활동에 대해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노브랜드의 브랜딩 스토리를 담은 책 ‘No Brand’에서 SNS 활동과 노브랜드 운영 철학에 대한 소회를 짧게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요리를 하고 있다(사진=이마트 유튜브 갈무리)
정 부회장은 “어떻게 하다보니 저의 이미지가 회사 이미지와 동일하게 인식됐다”며 “개인적으로 SNS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회사와 개인의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라 잘 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무작정 비즈니스적 목적으로 브랜드, 상품 이미지만 업로드하면 식상할 뿐 아니라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며 “개인적 일상을 공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라고 덧붙였다.
재계에서 정 부회장만큼 SNS를 활발히 하고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이는 거의 드물다. 그는 SNS에 노브랜드 제품을 소개하고, 직접 요리하는 모습과 골프 치는 일상 등을 가감 없이 공유한다. 댓글로 물어보는 질문에도 실시간으로 답변한다. SNS를 주로 이용하는 여느 2030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꾸준히 ‘1일 1포스팅’을 한 덕분에 SNS 팔로워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초 50만명이던 팔로워는 이제 약 7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 년 만에 20만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파급력이 때로는 대중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 부회장은 소신을 가지고 SNS를 통한 브랜딩을 이어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제가 직접하지 않고 누군가의 힘을 빌린다면 요즘 고객은 바로 알아차린다”며 “진정한 소통을 위해 정직하게 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SNS에서 한마디 하는 카피도 제가 직접 쓴다. 주변에서 재밌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노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차별점을 이유로 꼽았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 가보면 3사가 똑같은 제품을 판다”며 “간판만 다를 뿐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만 갖고있는 독자적 콘텐츠를 갖고 싶어 제조 철학을 녹인 노브랜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15년 4월 이마트에서 만든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는 2016년 8월 첫 직영 매장을 내며 전문점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는 전국에 28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에는 연간 기준 첫 흑자를 기록하는 등 이마트의 효자 사업이 됐다. 이같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애자일(Agile) 문화’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직원들의 자율적 판단을 지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노브랜드)의 에너지와 역량을 믿기 때문”이라며 “과거의 성공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 이마트 경영진의 반대도 있었지만, 이런 우려를 막아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했다.
노브랜드는 과자와 같은 식료품으로 출발해 생활용품, 전자기기, 버거에 이르기까지 카테고리를 넓혀왔다. 노브랜드는 향후 호텔, 아파트, 식당 등까지 카테고리 확장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정 부회장은 “노브랜드의 무한한 확장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노브랜드 전문 배달이나 상품 없는 매장 등 지금의 노브랜드보다 더 고정관념을 깬 형태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유통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를 예상했다.
정 부회장은 “과거에 비해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 되겠지만 이런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 회사는 오래도록 강력하게 힘을 키우게 될 것”이라며 “어려울 때 인정받는 회사가 진정한 역량을 갖춘 것이고, 이마트가 그런 곳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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