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달걀 계란 지난겨울 강타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잠잠해졌지만 시중에서 팔리는 계란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확산 당시 살처분 등으로 산란계(알을 낳는 닭) 등의 사육 마릿수가 900만여 마리나 줄어든 여파로 풀이된다. 산란계가 알을 낳을 수 있으려면 6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계란값 안정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시중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81개 계란 제품 중 38개(46.9%) 제품의 7월 셋째주 가격이 두 달 전인 5월 셋째주보다 적게는 1.6%에서 20.2%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제품은 가격 상승폭이 10%를 넘었다. 이는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5월 10일부터 7월 13일까지 매주 월·화요일에 대형마트 4곳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4곳을 방문해 제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이 기간 가격이 오르지 않은 43개 제품 중 32개 제품(39.5%)은 가격이 같았다. 조사 기간 가격이 더 오르진 않았으나 앞서 지난겨울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한 가격이 그대로 유지된 셈이다. 소폭이나마(0.5~10.7%) 가격이 내린 제품은 11개(13.6%)에 그쳤다. 제품별 가격 추이를 보면 5월 셋째주 평균 4753원이었던 특란 10개 가격은 7월 셋째주 4937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특란 15개는 7002원에서 7209원으로, 특란 30개는 9149원에서 9303원으로 높아졌다. 7월 셋째주 기준 특란 1개당 평균 가격이 451원으로 두 달 전(435원)보다 16원씩(3.6%) 오른 셈이다. 통계청 물가 조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확인된 바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달걀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54.9%나 폭등한 상태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하던 지난 1월 경기도 고양시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 코너. 고양=윤성호 기자 이는 당초 6월 말이면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과 다르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본부는 ‘산란계 관측 6월호’에서 계란 가격이 6월 말이면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원인은 산란계 마릿수에 있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2분기(6월1일 기준) 국내 산란계는 6587만1000마리로 전년 대비 905만 마리(-12.1%) 줄었다. 지난 1분기(6211만 마리)에 이어 2분기 연속 7000만 마리를 밑돈 것이다. 이는 지난 2017년 3분기(6783만3000마리) 이후 처음이다. AI 확산 과정에서 감염 농장에선 살처분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육 마릿수가 급감하는데 6월까지도 회복이 안 된 것이다. 통계청은 “AI 영향으로 3개월 미만 산란계 입식(사육)이 감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3개월 미만 마릿수는 지난해 6월 1111만2000마리였으나 올해 3월에는 887만3000마리로 급감했고, 지난 6월에도 907만1000마리에 그쳤다. 계란을 낳을 수 있는 산란계 월령은 6개월 이상인 만큼 지금부터 닭 입식이 늘어나도 계란 공급량이 정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계란 가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홍 부총리는 “계란 가격이 추석 전에 6000원대로는 내려가도록 수입 물량 추가 확대 등 효과적인 선제 대책을 강구해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