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부르짖는 정&#

청년 부르짖는 정치인은 모르는 청년의 심각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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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견디고 있을 당신에게, 혜미가 드립니다
날씨가 요사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비가 왔다가, 쨍쨍했다가, 더웠다가, 쌀쌀했다가 하고, 오뉴월 내내 비도 많이 와요.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강수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세 배나 높았다고 하고, 특히 5월 비 내린 날은 1973년 이후 역대 최다였답니다(14.5일). 찾아보니 기후위기로 인한 '제트기류(대기권의 좁고 빠른 공기흐름)' 때문이래요. 북극 기온이 상승하면서 제트기류가 느슨해졌고, 건조하고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우리 사는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라네요.
참, 며칠 전엔 이를 닦는데 오른쪽 어금니가 부러져서 나온 거 있죠. 놀라서 치과에 가보니 의사 왈 '진작 아팠어야 했는데, 신경이 죽어있어서 안 아팠던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치료를 받으면서 생각해봤어요. 바쁘단 핑계로 건강을 미루는 저를 보며, 한편 '늘 건강해야 하는 청년의 몸'에 대해서요. 청년 이미지라는 게 보통 그렇잖아요. 매번 정력적이고 쾌활하고, 늘 '도전'하는 강인한 상태라고들 하잖아요.
최근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정치인들이 따라 하는 청년의 모습도 딱 그래 보여요. '롤(게임)'하는 이낙연, 벙거지를 쓰고 '힙합'하는 정세균과 '가수 부캐(부캐릭터)' 최문순…. 게임 좋아하고, 약간 건들거리고, 그들이 상상하는 청년은 아마 딱 그 정도 이미지겠죠? 청년 세대를 일컫는 알파벳은 계속 변하는데, 왜 정치권이 상상하는 '청년'의 이미지는 멈춰있는 걸까요.
정작 청년들은
ⓒ 국회사진취재단, 정세균.최문순SNS
현실에 발붙인 청년들 상황은 심각해요. 보건복지부가 5월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보면 청년 우울감이 심하게 높아졌대요. 우울 지표는 2018년도에 비해 전 국민 모두 두 배 높아졌는데, 그중 2030 청년의 우울 위험이 가장 커졌다고 하고요. 구체적으론 20대 여성의 우울점수가 7.1점(평균 5.7점), 우울 위험 비율에선 30대 여성이 31.6%(평균 22.8%)로 최고 높게 나타났다네요.
OECD 국가 중 매번 한국이 1위인 자살률 통계나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산재 사고를 봐도 마찬가지예요. 살 자리와 설 자리를 잃는 청년들은, 그 존재마저도 손쉽게 지워지고 마는 듯합니다. '겨울이 이렇게 추운데 무슨 지구온난화냐'라고 말하던 트럼프 대통령처럼, 청년들 삶은 겉보기에 젊고 생생하니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요.
  
ⓒ 보건복지부
젊음과 새로움이란 이미지만 소비하면서, 대선주자들은 정작 왜 청년에 대한 '책임정치'는 말하지 않는지 궁금해져요. 저는 그들에게 '청년다운 정치'를 바라진 않거든요. 모두 알면서도 해결을 미뤄온 일들이 더 급하다고 생각해요. 지난 편지에서 언급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죽음, 어제도 오늘도 일하다가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삶 말이에요. 그런 문제에 직면하는 정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청년이란 이름으로 오히려 청년을 지우는, 이런 '청년 워싱' 현상에 대해 저는 자꾸 고민하게 됩니다.
대선주자들이 청년들이 고군분투하는 현장에 직접 가보면 어떨까 싶어요. 현실을 마주할 수 있도록요. 병원에서도 몸의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진단부터 하잖아요. 청년 삶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 지금 정치인들처럼 겉모습만 따라한다면, 치료는 아마 불가능할 거예요.
서로가 서로를 돌봐주는 사회를 꿈꾸며
저는 요즘 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돌봄위기는 독박으로부터 온다"는 구절이 참 와닿더라고요. 저학력 여성노동자가 자주 짊어지는 간병의 책임, 늘 여성 몫인 양 생각되는 돌봄 노동도 떠올랐고요. 결국 우리 모두는 늙어갈 텐데... 질병과 돌봄에 대한 책임을, 지금처럼 각각의 개인이 지는 게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나눠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사회적 논의가 더 풍성해진다면요.
책에 따르면 새벽 세 시는 '몸의 변화들이 가장 날카롭게 지각되는 시간'이라고 해요. 통증과 아픈 몸, 나이 탓에 전과 같지 않은 몸이 나뉘어 예민해지는 시간이라는 뜻이겠죠. 어쩌면 그 모습이, 편 가르고 나누는 요즘의 정치현실과 비슷하단 생각도 들어요.
 
사람들은 지금이 분열과 갈등의 시대라고 자주 말하죠. 하지만 반대로, 시계가 새벽 세 시를 가리키는 현실이 어쩌면 '변화'를 향해 가는 시간이라고도 기대해봅니다. 그래야 서로를 돌보면서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게 편지든 무엇이든, 홀로 견디고 있는 청년들이 서로 연결되는 사회를 꿈꿔봅니다. 마주하는 현실은 여전히 숨이 턱턱 막히곤 하지만요.
요사스러운 날씨는 계속되지만, 비 오는 날 미리 챙겨 둔 우산처럼 반가운 이런 편지를 계속 쌓아가보고 싶어요. 그러면 언젠간 무지개도 같이 볼 수 있겠죠?
▲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책 . "통증의 들쑤심에 속절없이 지새우는 밤의 새벽 세 시, 지친 몸으로 아픈 이의 머리맡을 지키는 새벽 세 시를 떠올려 보라. …아픈 사람들에게, 시간은 과거와는 다른 것이 된다." 아픈 시간을 홀로 견뎌본 당신께 추천합니다. 
2021년 6월 21일 
* 혜미와 성애가 2주에 한 번씩 주고받으며, 격주 금요일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 긍정적인 피드백과 공유는 큰 힘이 됩니다. 편지를 즐겁게 읽으셨다면, 
덧붙이는 글 | 연재는 처음이라. 마포에 살고, 녹색 정치를 하며, 사회 정책에 관심있게 움직이는 사람. 셰어하우스에 살며 분리수거를 잘 하고싶은 페미니스트. 삶과 이상을 잇고-짓고 싶은 사람. 날기싫은 비행기와 춤추고 싶은 멋쟁이 토마토를 간신히 연주할 수 있는 우쿨렐레 초보. 토마토 음식으로 해장하는 사람.
아픈 몸을 사는 사람, 편집노동자. 스스로 장애인-비장애인 경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20대 초반 한 팔 두 다리가 부러졌던 경험이, 의도치 않게 여자로 태어나 살며 겪었던 일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소외된 사람들 목소리에 마음이 더 기운다. 성평등한 국회, 성평등한 오늘을 꿈꾸는 페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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