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Utd '추모 유니폼·유효슛 6', 우연이었을까 늘 바닥을 헤매던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정말로 다른 팀이 됐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일정 등으로 K리그 네 팀이 장거리 출장을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생긴 초여름 휴식기를 끝내고 다시 열린 K리그 1에서 놀라운 승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순위표에서도 포항 스틸러스 아래인 6위까지 껑충 뛰어올랐으니 놀랍다. 더 놀라운 일은 이 게임을 통해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날린 슛 6개를 모두 유효슛으로 기록하는 보기 드문 집중력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게임 시작 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은 똑같은 등번호 6이 찍힌 추모 유니폼을 입고 초록 그라운드 위로 입장했다. 지난 달 7일 유상철 전 감독을 안타깝게 떠나보내고 뛰는 첫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그를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등번호 6', 슛 시도 모두를 적중률 높은 기록으로 남긴 '유효슛 6개', 그리고 시즌 처음으로 올라가보는 '6위'까지.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K리그 1 17라운드 순연 FC 서울과의 어웨이 게임을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의 기막힌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전반전 슛 1개를 결승골로 만든 인천 유나이티드 초여름 휴식기를 보내며 미드필더 '정혁', 수비수 '강민수, 김창수' 등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데려온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인 게임을 펼쳤다. 팀의 첫 번째 슛 기록을 바로 결승골로 만들어낸 것이다. 게임 시작 후 26분이 다 되어 왼쪽 옆줄 바로 앞에서 부드럽게 빠져나가는 방향 전환 드리블 기술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 주인공은 이 게임으로 K리그 개인 통산 100게임(제주 유나이티드 29게임, 인천 유나이티드 FC 71게임)에 빛나는 왼발의 플레이 메이커 엘리아스 아길라르(코스타리카)였다. 중앙선 아래 쪽에서 공을 잡은 아길라르는 달라붙는 FC 서울 기성용과 홍준호 사이를 비집고 앞으로 달려가면서 더 기막힌 타이밍의 왼발 아웃사이드 패스를 찔러줬다. 이 순간 수비수 오스마르는 2부심을 쳐다보며 팔을 치켜들어 오프 사이드를 주장했지만 무고사 앞에는 수비수 차오연이 있었고 오른발 슛 각도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무고사는 몸 방향을 틀어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기막히게 굴려넣었다. 쉬워보여도 아무나 흉내내기 힘든 섬세한 킥 감각을 뽐낸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인천 유나이티드의 전반전 유일한 슛 기록 바로 이것이 결승골로 찍혔다. 최근 11게임 5무 6패로 승리 기억이 까마득한 홈 팀 FC 서울은 후반전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서 윙백 역할을 맡은 박정빈이 레드 카드를 받는 악재까지 겹쳤다. 전반전에 멋진 골을 넣은 무고사의 오른쪽 발목을 위험하게 밟는 순간을 VAR(비디오 판독 심판) 카메라가 놓칠 리 없었다. 50분부터 10명이 뛴 FC 서울은 이 게임을 통틀어 8개의 슛 기록 중 3개만 유효슛(37.5%) 기록으로 남긴 반면에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여섯 개의 슛 시도 모두를 유효슛(무고사 26분=골, 아길라르 52분, 송시우 63분, 김도혁 78분, 김현 81분, 네게바 90+4분)으로 남겼다. 모두 다른 선수가 기록했다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이렇게 또 하나의 경인 더비가 끝났다. 그런데 두 팀의 만남은 묘하게도 2020년 6월 27일(FC 서울 1-0 인천 유나이티드 FC)부터 다섯 게임 연속 1-0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 중 세 번을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이겼으니 끈질긴 라이벌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오는 20일(화) 오후 8시 성남 FC와의 홈 게임을 앞두고 있는데 성남 FC 선수단에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늘고 있어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FC 서울은 오는 24일(토) 오후 7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마치고 돌아온 포항 스틸러스를 만나기 위해 스틸야드로 들어간다. 2021 K리그 1 순연 게임 결과(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 스테판 무고사(26분,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