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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방울에서 김환기까지…이건희의 안목 135선


철기 시대 권력을 상징하는 청동방울 (국보 제255호), 겸재 정선의 최고 걸작 ‘인왕제색도’(보물 제216호), 단원 김홍도 말년의 쓸쓸함이 담긴 ‘추성부도’(보물 제1395호), 현존하는 유일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 2015호), 조선백자의 넉넉함이 느껴지는 ‘백자청화산수무늬병’(보물 제1390호), 장욱진이 고교 미술대회 때 최고상 받은 ‘공기놀이’, 이중섭의 자화상 같은 ‘흰 소’….
‘백자청화산수무늬병’(보물 제1390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사랑한 한국미의 걸작선이 21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선사시대 토기에서 20세기 전반 회화까지 수천 년에 걸친 다양한 장르의 명작들이 나온다. 지난 4월 말 유족들의 국가 기증 이후 처음으로 두 기관에서 국민에게 선보인다.
철기 시대 권력을 상징하는 청동방울 (국보 제255호).
당초 국립중앙박물관은 6월,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에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전시를 계획했으나 기증의 가치를 널리 알린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7월 동시 개막으로 바뀌었다.
겸재 정선의 최고 걸작 ‘인왕제색도’(보물 제216호).
국립중앙박물관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금속, 도토기, 전적, 서화, 목가구 등 9797건 2만1600여 점을 기증받았다. 이 가운데 각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명품 45건 77점(국보·보물 28건 포함)이 전시장에 나온다.
‘쌍용무늬 칼 손잡이 장식’(보물 제776호).
전시는 국보 보물을 중심으로 보여주면서 미술품에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을 접목시키고자 한 게 눈에 띈다. 청동기 시대 토기로 산화철을 발라서 붉은 광택이 아름다운 ‘붉은 간토기’, 삼국시대 금세공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쌍용무늬 칼 손잡이 장식’(보물 제776호) 등 당대 최고의 기술과 디자인을 보여주는 명품을 전시함으로써 기술혁신과 디자인을 중시한 기증자의 철학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세종대 한글 창제의 노력과 결실을 보여주는 ‘석보상절(釋譜詳節) 권11’(보물 제523-3호)과 ‘월인석보(月印釋譜’ 권11·12’(보물 제935호), ‘월인석보(月印釋譜) 권17·18’을 전시한다. 이런 귀중한 한글 전적으로 15세기 우리말과 훈민정음 표기법, 한글과 한자 서체 편집 디자인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생전에 “정보화와 관련해 본다면 금속활자는 세계 최초의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으며, 한글은 기막히게 과학적인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해외에서 환수한 유물도 소개된다. 고려불화의 섬세함을 보여주는 ‘천수관음도’와 ‘수월관음도’가 그런 예로 이 회장은 해외에 유출된 국보급 문화재의 국내 환수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9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은 1488점을 기증받았다. 한국 작가 작품 1,369점, 해외 작가 작품 119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문별로는 회화 412점, 판화 371점, 한국화 296점, 드로잉 161점, 공예 136점, 조각 104점, 사진 및 영상 8점 등으로 고루 분포되어 있다. 이 가운데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대표작가 34명의 주요 작품 58점을 엄선해 선보인다.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유영국, 권진규, 천경자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중섭, 흰 소, 1950년대, 종이에 유채, 30.5x41.5cm.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들을 주축으로 크게 세 개의 주제로 나누었다.
첫 번째는 수용과 변화다. 일제 강점기에 새로운 문물이 유입되면서 미술계도 변화를 맞이한다. 서구 매체인 유화가 등장하였고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 등 생경한 용어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즈음하여 조선의 전통 서화도 변화를 모색한다. 백남순의 ‘낙원’(1936년경), 이상범의 ‘무릉도원’(1922)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통해 이 시기 동서양 회화의 특징이 융합과 수용을 통해 변모하는 과정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김환기 '산울림19-II-73#307', 1973, 캔버스에 유채, 264x213cm. ⓒ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두 번째는 개성의 발현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격동의 시기에도 작가들은 작업을 멈추지 않고 전시를 열고 새로운 미술을 추구하며 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이중섭 등 작가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들의 독창적인 작품은 한국미술의 근간이 된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 등 이건희컬렉션에는 특히 이 시기의 작품이 집약되어 있다.
마지막은 정착과 모색이다. 전후 복구 시기에 작가들은 국내‧외에서 차츰 정착하며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모색한다. 이성자, 남관, 이응노, 권옥연, 김흥수, 문신, 박생광, 천경자 등이 고유한 조형세계를 구축하며 한국미술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1961),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1959) 등 이 시기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내년 3월 13일까지.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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