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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7-21 13:56 [사진=연합] 한 인간이 평생 살아오던 터전을 떠나 낯선 타국으로 향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고 해도 생김새부터 사소한 습관, 문화, 에티켓을 비롯해 일상 전반에서 차이를 마주하게 되고 이러한 차이에서 비롯된 심리적·물리적 장벽은 한 인간을 이방인의 영역에 위치시킨다. 한인 이민의 역사를 살펴보면, 재외한인의 이민은 19세기 중반부터 시작되어 유대인, 그리스인, 이탈리아인 등 세계 여러 민족들에 비해 그 역사가 짧다. 그러나 재외한인처럼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중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처럼 다양한 나라로 건너가 적응을 시도했던 민족은 그리 흔치 않다. 1860년대부터 1910년까지는 구한말의 농민들이 기근을 피해 중국, 러시아, 하와이, 멕시코, 쿠바로 이주했다. 1910년부터 1945년까지는 일제 통치를 피해 만주와 일본으로 건너갔다. 1945년부터 1962년까지는 전쟁고아, 미군과 혼인한 여성, 혼혈아, 학생 등이 입양과 가족 재회, 유학 등의 목적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지로 건너갔다. 1960년대에는 잉여인구를 외국으로 보내 인구압력을 줄이고, 외화를 벌기 위한 목적으로 이민이 이루어졌다. 한인들은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농부, 광부, 간호사가 되어 나라 발전에 기여했다. 현대의 이민 양상을 살펴보면 과거의 이민과는 그 동기와 목적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생활 수준이 급격히 향상한 요즘에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이민을 떠나는 사람이 많다. 더 나은 삶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주로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자녀 교육을 위해, 경쟁에서 탈피하기 위해 등을 이민의 이유로 꼽는다. 작년 6월 기획재정부는 2020년 1분기 해외 부동산 투자가 2019년과 비교해 23.9%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작년 1분기 해외이민자 수는 총 980명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자국 부동산에 투자하면 영주권을 주는 국가가 의외로 많다. 부동산 투자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나라에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키프로스(사이프러스)는 지중해 동부에 있는 섬나라로 북쪽으로는 터키, 서쪽으로는 그리스, 동쪽으로는 시리아 등과 접한다. 키프로스는 거주용 또는 비거주용 부동산에 30만 유로를 투자하면 영주권이 나온다. EU 회원국이라서 유럽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 사람이 많고 상속세와 증여세가 없어서 이민국가로 인기가 많다. 이탈리아 남쪽에 위치한 섬나라 몰타도 부동산 투자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국가다. 3만 유로를 정부에 기부하고 25만 유로를 5년간 국채에 투자하거나 27만~32만 유로 이상의 부동산을 구매하면 된다. 몰타 서부 섬인지 남부 섬인지에 따라 금액과 조건에 차이가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한다. 영어가 공용어라서 어학연수, 조기유학으로도 인기가 많은 나라다. 일년 내내 따뜻한 날씨로 유럽 내 휴양지로 선호된다. 동유럽의 숨은 보석 슬로베니아는 법인을 설립해 회사 명의로 5만 유로 이상의 부동산에 투자하면 투자이민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명의는 법인이지만, 거주용 부동산을 구매해 실거주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 투자를 하면 5년 동안 거주증을 받게 되고 5년 후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여유로운 삶과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태양의 나라 스페인도 ‘골든비자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부동산 투자 이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50만 유로 이상을 현지 부동산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골든비자를 부여해 거주를 허가하는 프로그램이다. 부동산 수량과 용도의 제한이 없고 공동구매가 가능하다. 영주권 취득 후 매각이 가능해 투자금 회수도 가능하다. 골든비자를 취득하고 5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파나마, 그리스, 포르투갈, 헝가리, 터키, 멕시코 등이 부동산 투자 이민 제도를 운영하며 이민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주로 자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더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민자의 수요가 많은 곳일수록 금액이 상당히 높고, 수요가 적은 곳일수록 비교적 낮은 비용을 제시해 이민자를 유인한다. 최근 국내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각종 규제가 국민들을 옥죄면서 해외 부동산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 상황에서 ‘이왕이면 영주권까지 노리자’는 결심으로 많은 이들이 투자이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전략적으로 잘 접근하면 투자 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고, 임대를 주거나 실거주를 하여 집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나아가 영주권까지 얻어 새로운 삶을 꾸려나갈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 하겠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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